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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수도기술사[LCA·탄소중립·자산관리]3편. 시스템 경계와 기능단위는 왜 중요한가LCA(전과정평가) 결과가 달라지는 기준은 어디서 정해질까

waterlab 2026. 4. 12. 21:59

LCA(전과정평가)를 공부하면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시스템 경계(System Boundary) 기능단위(Functional Unit).

처음에는 이 말들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두 개념은 전과정평가에서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핵심 기준이다.

오히려 이 둘이 흔들리면 뒤에서 아무리 자료를 많이 모아도 결과 해석이 애매해질 수 있다.

쉽게 말하면

  • 시스템 경계는 어디까지 포함해서 볼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고
  • 기능단위는 무엇을 기준으로 비교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즉 전과정평가는 계산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평가의 틀부터 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개념이 왜 중요한지 상하수도 시설에 맞춰 정리해보려고 한다.

시스템 경계란 무엇인가

시스템 경계는 말 그대로

이 평가에서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가를 정하는 범위다.

예를 들어 정수장 하나를 평가한다고 해보자.

이때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

  • 아주 좁게 보면 정수장 안에서 사용하는 전기만 볼 수도 있다.
  • 조금 넓게 보면 약품 생산, 자재 생산, 시공까지 포함할 수도 있다.
  • 더 넓게 보면 운영, 유지관리, 교체, 폐기까지 전부 넣을 수도 있다.

즉 같은 정수장을 보더라도

어디까지를 평가 범위로 넣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 범위를 정하는 것이 시스템 경계다.

왜 시스템 경계가 중요할까

시스템 경계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범위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송풍기 두 종류를 비교한다고 해보자.

  • A안은 제작할 때 탄소배출이 적다.
  • B안은 제작할 때 탄소배출은 조금 크지만 효율이 높다.

만약 시스템 경계를 제작 단계까지만 잡으면 A안이 더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0년 운영 + 유지관리 + 폐기까지 넣으면, 전력 사용량이 적은 B안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즉 같은 대상이라도

어디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전과정평가를 볼 때는 결과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어떤 시스템 경계 안에서 나온 값인지를 같이 봐야 한다.

자주 나오는 시스템 경계 표현

전과정평가 자료를 보다 보면 영어 표현이 자주 나온다.

대표적으로 아래 세 가지가 많이 쓰인다.

1. Cradle to Gate

이 표현은

원료 채취부터 제품 생산까지를 본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공장 문 앞까지.

예를 들어 덕타일관의 Cradle to Gate 평가라고 하면

  • 원료 채취
  • 자재 생산
  • 제품 제조

까지는 보지만,

현장 운반, 시공, 사용, 폐기까지는 아직 안 본 것이다.

즉 주로 제품 자체의 생산단계 환경부하를 볼 때 많이 쓴다.

2. Cradle to Grave

이 표현은

원료 채취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본다는 뜻이다.

  • 원료 채취
  • 생산
  • 운반
  • 시공
  • 운영
  • 유지관리
  • 폐기

까지 다 포함한다.

상하수도 시설처럼 장기간 운영되는 시스템을 볼 때는

이 방식이 더 실제에 가깝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3. Cradle to Cradle

이 표현은

폐기로 끝내지 않고 재활용과 순환까지 포함해서 보는 개념이다.

즉 사용이 끝난 자재가 다시 새로운 자원으로 들어가는 흐름까지 본다.

순환경제나 자원재이용 관점과 연결될 때 자주 나온다.

다만 실제 전과정평가에서는 목적에 따라 이 셋 중 하나를 쓰거나,

그 사이 범위를 조정해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즉 시스템 경계는 고정된 하나가 아니라,

평가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기준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상하수도에서는 어떤 시스템 경계가 중요할까

상하수도 시설은 다른 제품과 달리

운영기간이 길고, 운영 중 에너지 사용이 큰 시스템이다.

그래서 시스템 경계를 어디까지 보느냐가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상수도에서는

  • 취수펌프
  • 송수펌프
  • 정수처리 전력
  • 약품 사용
  • 누수 대응

같은 운영요소가 계속 누적된다.

하수도에서는

  • 관로 이송
  • 펌프장 가동
  • 생물학적 처리의 송풍
  • 슬러지 처리
  • 유지관리

같은 요소가 장기간 반복된다.

이런 시설은 단순히 자재 생산단계만 봐서는 부족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건설단계 자재 비중이 커 보여도,

내용연수 동안 운영을 넣으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상하수도에서는

운영단계까지 포함하는 시스템 경계가 특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기능단위란 무엇인가

기능단위는

비교의 기준이 되는 단위.

이 말도 처음엔 어렵지만 사실은 단순하다.

서로 다른 대안을 공정하게 비교하려면,

무엇을 기준으로 같은 성능이라고 볼지 먼저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수장 A와 정수장 B를 비교한다고 하자.

  • A는 하루 10처리
  • B는 하루 5처리

이럴 때 총 탄소배출량만 보면 A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그건 시설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즉 총량만으로는 어느 쪽이 더 비효율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보통은

1 m³를 생산할 때 얼마의 환경부하가 발생하는가

처럼 기준을 맞춰서 본다.

이 기준이 바로 기능단위다.

상하수도에서 자주 쓰는 기능단위

상하수도 분야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능단위를 많이 쓴다.

상수도

  • 정수 1 m³ 생산·공급
  • 송수 1 m³ 이송
  • 관로 1 km 설치
  • 펌프설비 1식 운전

하수도

  • 하수 1 m³ 처리
  • 슬러지 1 t 처리
  • 관로 1 km 설치·운영
  • 펌프장 1일 처리량 기준

즉 기능단위는

무엇을 기준으로 같은 일을 했다고 볼 것인가를 정하는 단위라고 이해하면 된다.

왜 기능단위가 중요할까

기능단위가 중요한 이유는

비교의 공정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 공법을 비교하는데

  • 한쪽은 총배출량으로 쓰고
  • 다른 쪽은 1 m³당 배출량으로 쓰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 한쪽은 하루 처리량 기준이고,

다른 쪽은 20년 누적 기준이면 역시 혼란이 생긴다.

기능단위가 명확해야

  •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지
  •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는지
  • 숫자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 분명해진다.

즉 기능단위는

전과정평가 결과를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능적 동등성은 왜 중요할까

기능단위를 이야기할 때 함께 나오는 개념이 기능적 동등성이다.

이 말은 비교하는 두 대상이

실제로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 하나는 정수 수질이 충분히 확보된 공정
  • 다른 하나는 처리효율이 부족한 공정

이라면,

탄소배출이 더 적다고 해서 둘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하수도도 마찬가지다.

  • 하나는 방류수질을 안정적으로 만족하는 공정
  • 다른 하나는 질소 제거 수준이 부족한 공정

이라면,

단순히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없다.

즉 전과정평가에서 대안 비교가 의미 있으려면,

먼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지가 확인돼야 한다.

시스템 경계와 기능단위가 같이 중요한 이유

이 두 개념은 따로따로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함께 봐야 더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 기능단위는 정수 1 m³ 생산
  • 시스템 경계는 자재 생산부터 폐기까지

라고 정하면,

정수 1 m³를 생산하는 데 전 생애주기 동안 얼마의 환경부하가 드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된다.

반대로

  • 기능단위는 관로 1km 설치
  • 시스템 경계는 제품 생산까지만

이라고 정하면,

관로 1 km를 만드는 자재 생산단계에서 얼마의 환경부하가 드는가를 보는 것이 된다.

  • 기능단위는 무엇을 기준으로 볼 것인지
  • 시스템 경계는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지

를 정한다.

둘 중 하나라도 불명확하면 결과 해석이 흔들릴 수 있다.

실제로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

시스템 경계와 기능단위를 제대로 안 잡으면 아래 같은 문제가 생긴다.

1. 같은 대상인데 결과가 다르게 보임

한 연구는 운영단계를 포함했고, 다른 연구는 생산단계만 포함했다면 결과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 이때 숫자만 보고 비교하면 오해하기 쉽다.

2. 규모 차이를 효율 차이로 착각함

대형 처리장이 총배출량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비효율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단위로 보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

3. 설계안 선택이 왜곡될 수 있음

초기 제작 탄소만 보면 좋은 안이 장기 운영까지 보면 더 불리할 수도 있다. 즉 시스템 경계를 좁게 잡으면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4. 기능이 다른 대안을 잘못 비교함

수질이나 처리효율이 다른 공정을 단순 배출량으로만 비교하면 전과정평가 결과를 잘못 해석하게 된다.

 

마무리

전과정평가는 단순히 자료를 모아 계산하는 작업이 아니다.

그 전에 먼저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가, 무엇을 기준으로 비교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개념이 바로 시스템 경계와 기능단위다.

시스템 경계는 평가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고,

기능단위는 비교의 기준 단위를 정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기능적 동등성은 그 비교가 공정한지 판단하는 전제조건이다.

상하수도처럼 장기간 운영되고 에너지 소비가 큰 시설일수록,

이 세 기준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국 좋은 전과정평가는 단순히 숫자를 많이 계산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 경계와 기능단위, 기능적 동등성을 명확히 정해 비교 가능한 결과를 만든 평가라고 볼 수 있다.

 

다음 편 예고

4편에서는 전과정평가는 어떻게 계산하고 어디서 배출이 커지는가를 정리해볼 예정이다.
LCI(목록분석)와 LCIA(영향평가)의 차이,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의 산정 구조, 그리고 상수도·하수도에서 어떤 공정이 주요 배출원이 되는지를 한 번에 풀어볼 것이다.